본문 바로가기
금융 상식

미국 지역은행 부실대출 사태, 정말 위기의 시작일까?

by 야무머니 | 돈 모으는 지름길 2025. 10. 17.
반응형

미국 지역은행 부실대출 사태, 정말 위기의 시작일까?

미국 지역은행 부실대출 사태, 정말 위기의 시작일까

2025년 10월 16일, 뉴욕증시가 급락했습니다. 자이언스 뱅코프와 웨스턴얼라이언스 두 지역은행이 잇따라 부실대출 문제를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습니다. 과연 이번 사태는 금융위기의 시작일까요,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까요.

이번 사태의 배경과 규모

2025년 10월 16일, 두 개의 미국 지역은행이 동시에 부실대출 문제를 공개했습니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6000만달러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다고 밝혔고,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차주의 허위 자료 제출과 자금 부정 사용 정황을 발견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두 은행의 주가는 즉각 반응했습니다. 자이언스는 13.14%, 웨스턴얼라이언스는 10.81% 급락했습니다. 최근 파산한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한 제프리스도 10.62% 하락하며 불안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실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번 부실대출 문제는 두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발생했습니다. 먼저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와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가 연이어 파산했습니다. 이들 기업에 대출을 제공했거나 투자한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손실을 입게 된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실의 규모입니다. 자이언스의 6000만달러는 은행 전체 자산에 비하면 작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졌습니다.

시장은 왜 예상보다 평온할까

핵심 요약

2023년 SVB 사태와 달리 이번 부실은 개별 은행의 여신 심사 문제로 보입니다. 시스템적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패닉 상태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다우지수는 0.65%, S&P500지수는 0.63% 하락에 그쳤습니다. 미국 은행 ETF인 KBW ETF도 3.64% 하락에 머물렀습니다.

SVB 사태와의 결정적 차이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때와 달리 이번 사태는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별 사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SVB는 장기 국채 보유 손실과 대규모 뱅크런이 맞물린 시스템적 위기였지만, 이번 케이스는 특정 차주들의 대출 부실이 원인입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보고서에서 "자이언스의 여신 심사 기준과 리스크 관리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며 개별 은행의 관리 문제로 진단했습니다. 시장도 이를 전염성이 낮은 이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금리 환경의 변화

현재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이는 2023년과 크게 다른 환경입니다. 금리 인하는 은행들의 자산 가치 하락 압력을 완화시키고, 유동성 확보를 용이하게 만듭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의 비교

많은 사람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지금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

2008년 위기는 주택시장 전체의 붕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들에게 무분별하게 제공된 주택담보대출이 CDO라는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포장되어 전 세계 금융기관에 퍼져 있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율이 2004년 8% 이하에서 2006년 20%로 급증했고, 이 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 조건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자 저신용 차주들이 줄줄이 파산했고, 이들의 담보였던 주택 가격이 폭락하면서 CDO 전체가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은 그 결과였습니다.

닮은 점과 다른 점

닮은 점은 부실대출이 발단이라는 것입니다. 트라이컬러홀딩스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였고,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에게 대출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구조가 유사합니다.

다른 점은 규모와 전염성입니다. 2008년에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CDO를 보유하고 있어 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개별 은행들의 제한적 노출로 보입니다. 또한 2008년에는 금융기관들의 레버리지가 극도로 높았지만, 지금은 2023년 SVB 사태 이후 규제가 강화되어 자본건전성이 훨씬 개선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전망

금융 전문가들의 의견은 신중한 낙관론에 가깝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되겠지만, 시스템적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입니다.

경계해야 할 신호들

첫째, 상업용 부동산 시장입니다. 2024년 뉴욕커뮤니티뱅코프발 상용 부동산 쇼크 이후 지역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연쇄 부실 가능성입니다. 제이미 다이먼의 경고처럼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개별 은행의 문제이지 시스템 전체의 문제는 아닙니다.

긍정적 요인들

미국 정부와 연준의 대응 능력이 2008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습니다.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에는 초당적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대형 은행들의 건전성은 양호합니다. 문제는 중소 지역은행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의 자산 규모가 전체 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입니다.

결론

2025년 10월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대출 사태는 우려스러운 신호이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나 2023년 SVB 파산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개별 은행의 여신 관리 문제이지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위기는 아닙니다.

시장이 예상보다 평온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부실의 규모가 제한적이고, 전염 경로가 차단되어 있으며, 규제 당국의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심은 금물입니다. 제이미 다이먼의 경고처럼 숨어 있는 부실이 더 드러날 수 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지역은행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점진적 조정 과정이지, 갑작스러운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개별 은행의 부동산 및 자동차 대출 익스포저를 면밀히 살펴보되, 과도한 공포에 휩쓸릴 필요는 없습니다. 역사는 위기와 기회가 동전의 양면임을 보여줍니다. 이번 사태도 냉정한 분석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반응형